필라테스도 ‘디토(Ditto)’? SNS 속 화려한 동작 뒤에 숨겨진 기초의 중요성

0
1
woman in black sports bra and black leggings doing yoga

인스타그램 돋보기 탭을 누르면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우아한 자세로 기구에 매달린 사람들의 사진이 쏟아집니다. 마치 서커스의 한 장면처럼 화려한 ‘캐딜락 아크로바틱’ 동작들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누군가가 하면 나도 따라 하고 싶어지는 이른바 ‘디토(Ditto) 소비’ 트렌드가 운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경고합니다. SNS에 올라오는 ‘인생샷’ 한 장을 위해 무작정 고난도 동작을 흉내 내는 것이 당신의 몸을 망치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화려함에 가려진 ‘기초’의 부재

필라테스의 창시자 조셉 필라테스(Joseph Pilates)는 “10번 하면 스스로 변화를 느끼고, 20번 하면 타인이 변화를 알아채며, 30번 하면 완전히 새로운 몸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몸’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동작이 아니라, 몸의 중심인 코어와 척추의 정렬이 완성된 상태를 뜻합니다.

최근 많은 입문자가 한두 달 만에 소위 ‘멋진 동작’을 수행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필라테스의 본질은 **’조절(Control)’**에 있습니다. 자신의 근력을 통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구의 탄성에 몸을 맡겨 버리면, 관절은 과하게 꺾이고 근육은 미세하게 파열됩니다. 사진 속에서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왜 ‘베이직’이 가장 힘든가?

필라테스 숙련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1년을 넘게 해도 ‘헌드레드(Hundred)’가 제일 힘들다.” 헌드레드는 바닥에 누워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아주 기초적인 동작입니다. 겉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골반을 중립으로 유지하고 복부 심부 근육을 끝까지 수축하며 호흡을 이어가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런 기초 동작들은 이른바 ‘SNS 맛집’ 자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지루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화려한 동작으로 점프하게 되면, 우리 몸은 ‘보상 작용’을 시작합니다. 타깃 근육이 아닌 목이나 허리 근육을 끌어다 쓰게 되는 것이죠.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나서 오히려 목이 뻐근하거나 허리가 아프다면, 내가 화려한 동작에만 집착해 기초 공사를 건너뛰지는 않았는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보여주기’보다 ‘제대로 하기’

진정한 필라테스의 가치는 사진에 찍히지 않는 부분에 있습니다. 발가락 끝의 방향, 골반의 미세한 각도, 그리고 흉곽을 닫아주는 깊은 호흡. 이 세밀한 정렬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동작이 완성됩니다.

SNS에서 유행하는 동작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에 매몰되기보다, 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인지하는 ‘고유 수용성 감각’을 깨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얼마나 우아한가가 아니라, 내 척추 마디마디가 얼마나 분절되고 있는지를 느끼는 순간, 필라테스의 진짜 재미가 시작됩니다.


필라테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퍼포먼스가 아니라, 내 몸과 나누는 가장 솔직한 대화입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화려한 동작 대신 가장 기본적인 호흡과 골반 정렬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장 단순해 보이는 동작을 완벽하게 해낼 때, 당신의 몸은 비로소 SNS 속 사진보다 더 빛나는 건강함을 갖게 될 것입니다.

회신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